브랜드 이야기

#20. 최상의 퍼포먼스 타이틀리스트


브랜드의 로고는 화려한 일러스트 기법으로 제작되거나 명성과 실력이 있는 디자인그룹이 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또한 기업이나 브랜드의 상징은 창업주나 경영주의 생각과 의지가 반영되는 과정을 거치며 형상과 이미지를 다듬고 정형화해서 제작하는데, 시간이 지나고 역사가 누적되면서 좀 더 세련되게 변하기도 하지요. 

 

오늘 소개할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의 로고는 유명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도 아니고 특정 제작사가 만들어낸 것도 아닙니다. 





헬렌 로빈슨(Helen Robinsons)


 

브랜드가 등장한지 1세기가 다 되어가면서도 여전히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구매욕을 자극하는 골프 브랜드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타이틀리스트의 필기체 로고는 설립 초창기 아쿠쉬네트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던 헬렌 로빈슨의 작품입니다. 

 

평소 그녀의 정갈하고 예쁜 글씨체를 눈여겨봤던 필립 영과, 프레드 보머 두 창업자는 종이에 ‘ Titleist ’를 적어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탄생한 타이틀리스트 로고는 지금 현재까지도 지구촌 골퍼들을 자극하는 상징이자 브랜드로서 군림하게 되지요. 



 필립 영(Phil Young)


 

타이틀리스트가 시작된 곳이자 모기업의 이름인 아쿠쉬네트(Acushnet)는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인구 1만 명의 작은 마을의 지명입니다. 

 

이곳의 지명을 딴 아쿠쉬네트사(社)는 매사추세츠 공대(MIT)를 졸업한 필립 영(Phillip Young)이 그의 친구들과 함께 1910년에 창업한 회사로 고무제품을 생산하는 작은 업체로 시작됐습니다. 



아쿠쉬네트 창업 멤버


 

평소 골프를 즐기던 필립 영은 그린에서 퍼팅 후 제멋대로 굴러가는 골프공을 보고 이상함을 느끼고 골프공을 엑스레이로 찍어 살펴보던 중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골프공의 중심부인 코어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죠. 




X 레이로 찍어본 골프공 


 

품질이 엉망이었던 골프공을 경험한 후 직접 골프공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친구이자 대학 동문이었던 프레드 보머(Fred Bommer)와 함께 골프 사업부를 설치하고 수많은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개발 시작 3년 만인 1935년 골프공 양산에 성공합니다. 


 


초기 아쿠쉬네트 골프공


 


이후 품질에 자신이 있었던 만큼 영은 최고로 우수하다는 의미를 골프공의 이름에 담고자 했고, 고심 끝에 챔피언과 동의어인 ‘타이틀리스트’를 골프공의 이름으로 최종 결정하지요. 

 

첫 발매 후 끊임없는 개선과 품질관리로 골퍼들의 신뢰를 쌓아가던 타이틀리스트는 발매 14년 만인 1949년 US오픈에서 어느덧 투어 프로들에 의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골프공이 되었습니다. 

 

1950년대 아놀드 파머의 등장과 활약 그리고 2차 대전 뒤 안정된 경제성장은 미 대륙에 전례 없는 골프 붐을 불러왔고, 아쿠쉬네트의 타이틀리스트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갑니다. 





파이널리스트 아이언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던 골프공 사업을 바탕으로 1970년부터 골프클럽까지 선보이게 되는그결과 파이널리스트(최종 결선 진출자)라는 모델명으로 첫 번째 아이언을 선보였습니다. 





 윌리 유라인


 

설립 이후 골프공 제조를 전문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타이틀리스트는 70년대 중반 지금에 위을 갖는 브랜드로 조직을 키워낼 인물을 맞이하는데 처음 영업직으로 입사해 회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41년간 근속하며 오늘날 타이틀리스트 제국을 창조해낸 월리 유라인입니다.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시장을 내다볼 줄 알았던 그는 80년대 중반 신발 및 골프화 제조사 풋조이(Footjoy)를 인수하며 볼과 클럽뿐만 아니라 용품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시켰죠. 

 

이듬해에는 호주 출신 토마스 크로우(Thomas L. Crow)가 설립한 코브라 골프도 인수했습니다. 






조이와 코브라


 

90년대에는 이름난 클럽 제작자들을 하나둘씩 공들여 영입하는데 이 당시 합류한 클럽 마스터가 '스카티 카메론'과 '밥 보키'입니다. 

 

타이틀리스트는 이 두 명의 거장을 자사의 간판으로 영입해 클럽 라인을 보강합니다. 

 

브랜드와 함께 이들의 이름을 클럽에 각인해 새겨 넣는 것을 포함해 본격적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하며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했음은 물론이죠.




스카티 카메론 




 밥 보키와 그의 동료들



골프클럽 시장에 진출한 역사는 30년이 다 되어갔지만 눈에 띄는 히트 상품이 없었던 타이틀리스트는 밥 보키가 제작에 적극 참여했던 975D 드라이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골프공 뿐만 아니라 클럽 브랜드로서도 선전을 거듭나게 됩니다. 




타이틀리스트 975D

 

그리고 이 시기 마치 약속된 시간처럼 게임에 사용될 최고의 장비들을 만들어줄 클럽 마스터들의 세팅이 완료된 이 절묘한 시점에, 무대를 빛내줄 영웅으로 이제껏 본 적 없는 존재감과 퍼포먼스를 보유한 골프 천재가 등장하는데 바로 타이거 우즈입니다. 





스틸 샤프트 975 D 드라이버를 사용했던 타이거 우즈


 

이 새파랗게 젊은 골퍼를 눈여겨보던 타이틀리스트는 그의 프로 데뷔를 기다렸다는 듯 타이거 우즈에게 2,000만 달러와 함께 자신들이 준비한 장비(?)를 그의 손에 안겨줍니다. 


마침 이 천재 골퍼는 진작부터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비장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골프 백은 물론이고 드라이버와 아이언, 웨지까지 타이틀리스트로 무장한 이 골프 천재의 활약과 더불어 21세기를 맞이한 타이틀리스트는 비로소 자신들의 브랜드 네임처럼 최고의 챔피언으로서 존재감을 재확인시켰죠.


이때부터 젊은 투어프로들이 애용(!) 하고, 파워풀한 남성 상급자 골퍼들이 선택하는 하이클래스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타이틀리스트는 까다로운 골프장비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한 번쯤은 사용해 보고 싶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합니다. 

 

윌리 유라인이 영업 관리자와 유통 총괄 부사장을 거쳐 회장에 취임하던 2000년도에 타이틀리스트는 코드명 ‘Pro V1’으로 90년대 중반부터 5년간 비밀리에 개발해온 골프공을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타이틀리스트 프로(Pro) V1


 

등장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으로 인해 정식 제품명을 따로 부여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제품명이 되어버린 Pro V1은 등장 이후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최고의 골프공으로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골프공 제조로 시작한 브랜드답게 철저함과 완벽을 기하며 출시한 Pro V1은 발표와 동시에 수많은 투어프로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고, 순식간에 투어에 참가했던 47명의 투어프로들에게 선택을 받습니다. 

 

등장 이후 지금까지 세계 골프공 시장을 평정해 왔음은 물론입니다. 

 

필수 골프장비라 할 수 있는 골프공으로 시장을 석권하고 장인들의 이름을 함께 내건 클럽 라인업이 전 세계 골프 애호가들에게 주목받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타이틀리스트는 마침내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골프용품 업체(2019년 기준)로 올라섭니다. 



휠라 로고



 

2016년 뉴욕 증시 상장식에 함께한 미국과 한국의 아쿠쉬네트 경영진 창사 이후 담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춘 브랜드(Fortune Brands)에 한차례 인수합병되었던 아쿠쉬네트는 지난 2011년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 사모펀드가 공동으로 당시 1조 3,000억을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한국 기업의 자회사로 거듭나며 지금에 이릅니다.  이로써 세계 최고의 골프공 브랜드가 한국 기업의 소유가 된 것이죠. 


 

뉴욕 증시에 상장 된 아쿠쉬네트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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