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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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유틸리티를 대중화시킨 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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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코는 장갑 제조로 출발한 회사다. 1959년 크게 4부분으로 나뉜 일본열도 중에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 가가와현에서 드레스 장갑 제작사로 시작된 카스코는 유틸리티 클럽을 본격적으로 대중화시킨 브랜드들도 유명하다. 가가와현은 130년 전부터 장갑공업이 발달해 온 곳으로 현재도 장갑 관련 제조사들이 몰려있다.


 카마타리 상점이 판매하던 드레스 장갑


창업 5년 만에 드레스 장갑제작과 판매에서 탈피해 골프와 승마 등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글러브 제작에 나서며 골프와 인연을 맺은 카스코는 골프공과 클럽 제조까지 생산 라인을 확장했다.


 가가와현에 위치한 카스코 본사


카스코(KASCO)라는 브랜드명은 초창기 장갑 판매점의 이름이었던 카마 타리 상점에서 유래했는데 미국 수출을 위한 법인명이었던 카마 타리 스포츠 컴퍼니(Kamatari Sports Company)의 약칭이다.

 

창사 이후 장갑과 캐디백, 골프공 등 주로 용품에 국한됐던 카스코는 30년 전인 1992년에 자사의 첫 번째 골프클럽을 출시했다.


 머슬필 카스코 아이언


다수의 미국과 일본 브랜드들이 시장을 이미 석권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티타늄을 능가하는 강도의 슈퍼 하이텐(탄소강에 망간과 실리콘을 첨가한 금속)으로 제작된 클럽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골프 클럽시장에 데뷔한다.

 

수퍼하이텐 소재 드라이버(LCD 수프리모)


카스코가 클럽 제조사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계기는 1999년 발표한 유틸리티 ‘파워 토네이도’가 결정적이었다.


 파워 토네이도 유틸리티


유틸리티라는 장르의 클럽이 생소하게 여겨지던 당시에 길이가 긴 우드나 헤드는 작고 역시 샤프트가 긴 롱 아이언(3번, 4번)보다 다루기는 조금 더 쉽지만쉬운 반면, 이들 클럽에 버금가는 비거리에 뛰어난 관용성을 선사했던 이 클럽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누적 판매된 숫자가 150만 개다.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이 온 것은 아니었다. 마치 동그란 과일을 사 등분 해서 엎어놓은 것 같은 헤드 모양에 캘러웨이 골프의 전매특허였던 샤프트의 호젤이 클럽헤드를 관통해서 꼽히는 스타일을 하고 있다.

 

샤프트가 클럽헤드를 관통하는 쓰루 보어 스타일(왼쪽 위)


클럽헤드에 구멍을 내는 이런 방식을 쓰루 보어(Through Bore-구멍을 내다)라고 하는데 이런 제조방식은 호잴 부분의 무게를 줄이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헤드 무게를 지면 쪽인 바닥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렇게 되면 지면에서 볼을 공중으로 띄우는 것이 보다 쉬워진다.

 

흔히 말하는 ‘저중심 설계’로 모든 클럽 제조사가 드라이버든 퍼터든 장르를 불문하고 클럽을 개발할 때 디자인과 함께 가장 기본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첫 등장에서 이상한(?) 클럽 취급받던 파워 토네이도 유틸리티는 일본열도 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자리 잡고 있어 1년 내내 따뜻한 기온으로 언제든지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인 규슈지방에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일본열도 맨 아래에 위치한 규슈


한국 골퍼들도 많이 찾는 규슈는 미국의 플로리다처럼 4계절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곳이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도 아마추어 고수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들의 사용과 입소문으로 출시 이듬해부터 선풍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월에 10,000개 단위로 팔려나가는 최고 성공 상품이 된다.

 

예고 없는 등장에 경쟁클럽이 없었던 데뷔 초장기 2년 동안 팔려나간 카스코 유틸리티는 일본 내에서만 20만 개를 기록하며 골프클럽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까지 공급됐다. 당시 전성기가 지났지만 6, 70년대 PGA를 주름잡던 전설 리 트레비노가 노년의 골프를 즐기면서 이 카스코의 파워 토네이도를 애용하기도 했다.


 더블 넘버로 표시된 파워 토네이도 유틸리티


카스코는 기존에 없던 클럽이니만큼 클럽의 번호도 독창적으로 33, 44, 55와 같이 더블 번호 부여했다. 예를 들어 헤드에 표시된 33번 숫자는 3번 페어웨이우드(FW)와 3번 아이언(I)이 합쳐진 것을 뜻한다. 필드에서 골퍼와 함께 게임을 치르는 캐디들이 이 생소한 클럽을 헷갈리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배려의 의미도 담았다.

 

선도자로서 충분히 기득권을 누려가며 2000년대 올해의 클럽을 수상하기도 했던 카스코는 최전성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볼을 비롯해 자신들만의 아이디어와 철학이 담긴 골프클럽을 생산하고 있다.


 카스코 레드9/9퍼터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클럽으로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어필하는 지명도도 예전만 못할지라도 그래도 한때 앙증맞은 작은 헤드에 볼이 맞아 날아가는 즐거움을 충분히 선사했던 브랜드가 카스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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